요약
JUVE Patent에 따르면, 2026년 함부르크에서 열린 AIPPI 세계총회에서 특허 실무자들의 논의를 가장 많이 차지한 주제는 특허성, UPC, SEP 중재가 아니라 AI였다. 보도에 나타난 모습은 범용 도구를 매일 사용하되 그 도입은 주로 IP 부서 밖에서 이루어지고, 사용은 출원·심사 대응 업무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AIPPI가 에이전틱 AI와 IP에 관한 결의안을 예고한 만큼, 특허사무소와 기업 IP팀은 결의안을 기다리기보다 지금 자체 사용 규칙을 마련해야 한다.
행사 내용
Kluwer Patent Blog에 따르면 총회는 2026년 10월 7일부터 10일까지 함부르크에서 열렸다. JUVE Patent 집계로 AI 관련 세션은 모두 6개였다. 이 중 5개가 10월 8일 목요일에 열렸고, 나머지 하나인 IP 전문가를 위한 에이전틱 AI 주제의 SGT Café는 금요일에 진행되었다. 주요 주제는 AI 기반 바이오테크 혁신, IP 실무용 AI 도구, AI를 활용한 인간 창작물의 보호 등이었다.
30분간 진행된 AIPPI Café 세션에서 약 30명의 참석자를 대상으로 즉석 설문을 한 결과, 대부분이 범용 AI 도구를 사용하고 있었고 IP 전용 AI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은 5명에 불과했다. 대다수는 AI를 매일 사용한다고 답했다. JUVE Patent에 따르면 특히 Anthropic의 Claude 기반 애플리케이션이 많이 쓰였고, ChatGPT, Gemini, Copilot도 흔히 사용되었다. 상당수 참석자의 경우 AI 도입을 이끈 것은 IP 부서 자체가 아니라 회사 전반의 방침이나 개인의 자발적 판단이었다.
참석자들은 조직 차원의 부담도 언급했다. AI를 사용하느니 퇴사를 택한 직원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동료들이 AI 개발사로 자리를 옮겨 그곳에서 IP 전문성을 살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JUVE Patent에 따르면 특허사무소 쪽에서는 AI 도구에 들인 투자를 고객에게서 회수할 수 있을지, 그리고 더 시급하게는 차세대 변호사를 어떻게 양성할지, 앞으로 파트너가 될 인재가 충분히 나올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금요일 에이전틱 AI 세션에서 참석자 대부분은 정보와 문서의 양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AI 에이전트가 업무 흐름을 정리해 주기를 기대했다. JUVE Patent는 논의가 출원·심사 실무에만 집중되었다고 전했다. 소송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미미하다는 평가와 함께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AI와 특허제도를 주제로 한 라운드테이블에는 EPO의 Campinos 청장, 독일 특허상표청의 Eva Schewior 청장, UPC의 Klaus Grabinski 법원장, WTO의 Tanuja Garde, UPC PMAC의 Aleš Zalar 소장이 참여했다.
배경
AIPPI의 공식 성과물은 결의안의 형태로 나온다. AIPPI에 따르면 각국 지부가 연구 과제별로 자국 입장을 마련하고, 결의안 초안은 본회의에서 토의된 뒤 집행위원회(Executive Committee)가 채택한다. 채택된 결의안은 이후 입법 기관에 전달된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특허청과 입법자가 실무계로부터 전달받는 입장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JUVE Patent에 따르면 AI 분야에서 AIPPI는 이미 AI 학습에 저작물을 이용하기 위한 법적 체계를 제안한 'AI & Copyright' 결의안을 채택했으며, 그에 앞서 발명자 지위, 그리고 진보성 및 개시 요건에 관한 특허 결의안 두 건도 채택한 바 있다. 함부르크 총회의 특허 연구 과제 자체는 AI와 관련이 없었다. 집행위원회는 분할출원과 이중특허에 관한 결의안을 채택해, 출원인이 동일한 관할에서 동일한 특허 부여 기관으로부터 동일한 대상에 대해 유효한 특허를 둘 이상 취득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이중특허 판단에 자명성(obviousness)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은 배척했다(Kluwer Patent Blog).
따라서 함부르크에서 오간 AI 논의는 규범 제정이 아니라 실무자 간 의견 교환에 해당한다. 수치를 해석할 때도 유의할 점이 있다. 도구 사용 설문은 한 세션의 약 30명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흐름을 보여줄 뿐 시장 점유율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시사점
가장 실무적인 시사점은 도구가 실제로 쓰이는 곳과 이를 관리하는 주체가 어긋나 있다는 점이다. 도입이 회사 IT 부서나 개인의 판단으로 이루어진다면, 출원·심사 업무가 IP 부서에서 한 번도 검토하지 않은 도구를 거치고 있을 수 있다. 특허 업무에서 가장 큰 위험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발명 신고서와 청구항 초안이 출원 전에 범용 시스템에 입력되는 것이다. 이는 비밀유지와 계약에 관한 문제로, IP 부서가 직접 책임지고 다뤄야 한다.
- 사용 현황을 파악한다. 변리사와 패럴리걸이 명세서 작성, 의견제출통지 대응, 선행기술 검토에 실제로 어떤 AI 도구를 쓰는지 개인 계정까지 포함해 목록으로 정리하고, 이를 승인된 도구 목록과 대조한다.
- 단계별로 입력 정보를 분류한다. 출원 전, 출원 후 공개 전, 공개 후의 각 단계에서 무엇을 입력할 수 있는지 규칙을 정한다. 출원 전 발명 자료는 가장 엄격하게 다뤄야 한다.
- 검증 절차를 의무화한다. 청구항 보정과 의견서에 사용된 AI 산출물은 초안으로 취급하고, 특허청에 제출하기 전에 지정된 담당 변리사가 명세서 및 출원 경과(file history)와 대조해 확인하도록 한다.
- 인간의 기여를 기록한다. AIPPI는 이미 발명자 지위 문제를 다룬 바 있다. 발명 과정에 AI가 활용되는 경우 인간 발명자가 기여한 내용을 그때그때 기록해 두어, 발명자 지위에 이의가 제기될 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한다.
해외 출원을 담당하는 국내 기업 IP팀과 특허사무소에도 같은 도구 관리 문제가 출원하는 모든 특허청에 걸쳐 발생한다. 함부르크에서 논의된 에이전틱 워크플로(기한 관리, 문서 처리, 다국가 출원 조율)는 대량 출원을 하는 아시아 출원인이 가장 많은 자료를 처리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특허청별로 규칙을 따로 두기보다, 발명 신고서를 받는 모든 해외 대리인을 아우르는 단일 내부 정책을 운용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해외 대리인에게 고객 파일을 다룰 때 어떤 AI 도구를 사용하는지 직접 확인할 필요도 있다.
인력 양성 문제는 포트폴리오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상적인 명세서 작성 업무가 도구로 넘어가면, 주니어 변리사가 청구항 작성 역량을 쌓는 업무를 반복해 볼 기회가 줄어든다. 팀은 검토를 전제로 주니어 인력이 처음부터 직접 작성하는 업무의 비중을 의도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전망
JUVE Patent에 따르면 에이전틱 AI와 IP에 관한 결의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AIPPI는 먼저 사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AI·IT·인터넷 상설위원회(Standing Committee on AI, IT and the Internet)는 2027년 2월 멕시코시티 중간 회의에서 이 주제를 다시 다룰 예정이다. 따라서 결의안이 나오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리며, 그 내용도 알려지지 않았다.
그사이 취할 만한 조치는 두 가지다. 첫째, 외부 기준을 기다리지 말고 지금 내부 AI 정책을 마련한 뒤 2027년 2월 이후 재검토한다. 입력 정보 분류와 검증 규칙은 업무 흐름 전체를 다시 짜지 않고도 강화할 수 있도록 설계해 둔다. 둘째, 사례 연구 단계에 참여한다. AIPPI의 절차는 각국 지부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각국 지부가 자국 입장을 마련하고 연구 주제를 제안한다. 자국의 출원 실무가 반영되기를 바라는 한국 및 아시아 실무자라면 멕시코시티 회의 전에 소속 지부를 통해 구체적인 출원·심사 사례를 제출해야 한다.
소송 분야가 뒤따라 움직일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함부르크 논의는 출원·심사 실무에 국한되었다. AI를 활용한 명세서 작성이 무효 다툼이나 출원 경과를 둘러싼 분쟁에 등장하기 시작하면, 지금 자리 잡는 기록 관리 관행이 해당 특허가 얼마나 견고하게 유지될지를 좌우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