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진단

5개국에 걸친 특허 패밀리의 권리자를 변경하려면 다섯 개 특허청에 각각 권리이전 등록을 신청해야 합니다. 특허청마다 요구하는 서식, 수수료, 양도 증명 서류가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합병, 그룹 내 구조조정, 사업 분할(carve-out) 등으로 권리를 이전하는 경우, 이러한 행정적 부담은 사업 거래를 종결지어야 하는 가장 촉박한 시점에 집중됩니다.

이는 결국 특허원부 관리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유럽특허부(European Patent Register), 미국특허상표청(USPTO), 일본특허청(JPO)의 등록원부상 권리자와 실제 자산 보유 기업이 일치하지 않으면 권리 행사와 라이선스 협상 모두 지연됩니다. 침해 피의자, 라이선시, 실사(Due Diligence) 팀 모두 원부를 확인하기 때문입니다. 권리자 불일치는 협상 지연을 야기하며, 때로는 소송 적격(standing) 문제까지 초래합니다.

이러한 병목 현상이 제44차 3극 특허청(Trilateral) 회장의 주요 의제로 다루어졌습니다. 유럽특허청(EPO), 일본특허청, 미국특허상표청은 2026년 10월 19일부터 21일까지 비엔나에서 회의를 열었습니다. 안토니오 캄피노스(António Campinos) EPO 청장이 주재한 이번 회의에는 가사이 야스유키 JPO 장관, 존 A. 스콰이어스(John A. Squires) 미 상무부 지식재산권 담당 차관 겸 USPTO 청장이 참석했습니다(EPO 보도자료, 2026년 10월 26일).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서는 다렌 탕(Daren Tang) 사무총장을 대신해 이소즈미 쓰요시 PCT 서비스국 선임국장이 자리했습니다. 산업계에서는 비즈니스유럽(BusinessEurope), 유럽변리사회(epi), 일본지식재산협회(JIPA), 미국지식재산권법협회(AIPLA), 지식재산소유자협회(IPO) 등이 참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주요 의제도 논의되었습니다. 3극 특허청은 전년도에 출범한 '3극 AI 실무그룹'의 업무 성과를 검토하고, 특허 행정을 위한 AI 지원 툴 연구를 다음 단계로 진전시키기로 합의했습니다. 특허 출원서 작성 실무와 심사 방식이 맞물리는 영역인 만큼, 출원 담당 실무진은 양도 의제 못지않게 AI 관련 논의도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분석

글로벌 양도 프로젝트는 행정적 상호운용성 확보가 목적이며, 소유권 관련 실체법을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EPO는 기술 솔루션 개발 경과를 보고하며, WIPO의 글로벌 IP 양도 플랫폼 이니셔티브 등을 통해 사용자 편익을 제고하고 폭넓은 국제 협력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당 기술을 공유할 의향을 밝혔습니다. 산업계 대표단은 적시성, 지리적 적용 범위, 법적 확실성, 정보 재사용성, 상호운용성, 확장성 등의 요구 사항을 전달했습니다. 3국 청장들은 2027년 6월 IP5 회의에서 공통 기술 솔루션을 제시하기로 합의하고, IP5 차원의 폭넓은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USPTO 역시 독자적인 실행 계획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2026년 7월 14일, USPTO는 '국제 특허 양도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법률 전문가, IT 전문가, 국제 자문관으로 구성된 다기능 TF(tiger team)를 발족했습니다. 스콰이어스 청장은 이번 협력의 범위를 명확히 규정했습니다. 이번 노력은 각국 특허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조약 가입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는 기존 툴을 활용하고 참여국의 법체계를 존중하면서 협력하는 데서 성과가 나오며, 비용 절감과 행정 부담 완화가 최종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방향성은 법적 메커니즘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비엔나 회의의 합의 내용은 특허권의 소유 주체나 개별 국가에서의 양도 유효성 요건을 변경하지 않습니다. 양도 계약의 서면 요건, 공증 필요 여부, 직무발명의 권리 귀속 방식 등은 여전히 각국 국내법에 따릅니다. 구축 대상은 데이터 인프라에 불과합니다. 양도 데이터를 구조화하여 한 번 제출하면 여러 특허청에서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따라서 실무자들은 이번 변화가 법률 개정이 아니라 특허청 행정 절차와 데이터 포맷 변경을 통해 이루어질 것임을 예상해야 합니다.

심사 효율화 역시 동일한 맥락에서 추진됩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심사 적시성 및 처리 기간, 중복 작업, 행정 부담, 양도 등록, 디지털 워크플로, 정보 재사용, 데이터 공유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포트폴리오 관리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업무량 문제입니다. 특허청 간 데이터 재사용에 합의할 경우, 5개국에 걸친 특허 패밀리의 유지 한계비용은 줄어들지만, 단일 국가에서만 유지하는 상대적 비용은 오히려 증가하게 됩니다.

AI 협력은 특허 적격성이 아닌 특허청 행정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3극 특허청은 특허 행정에서의 책임 있는 AI 활용에 관한 공통 비전을 논의하고 AI 지원 툴의 현황을 점검했습니다. 산업계는 투명성, 예측 가능성, 품질, 사용 편의성을 요구했습니다. 특허청들은 불필요한 기준 차이를 방지하기 위해 AI로 인해 발생하는 법적, 심사적 현안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주목할 문구이지만, 이를 AI 관련 발명의 특허 적격성에 관한 입장으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특허 적격성 기준의 통일은 이번 회의에서 다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한국 출원인에게 미치는 영향. 특허청(KIPO)은 EPO, JPO, CNIPA, USPTO와 함께 글로벌 5대 특허청을 구성하고 있지만(특허청 보도자료, EPO 및 WIPO와의 양자회담 참조), EPO, JPO, USPTO로만 구성된 3극 특허청 회의 멤버는 아닙니다. 따라서 공통 기술 솔루션은 IP5 협력 채널을 거쳐 국내에 도입됩니다. 한국 실무진에게 실질적인 결정 시점은 비엔나 회의가 아니라 2027년 6월 IP5 회의입니다. 국내 기업은 이 변화에서 두 가지 위치에 있습니다. 다국가 패밀리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유럽 및 일본 법인과의 그룹 내 양도가 잦은 권리자로서, 양도 등록 절차가 간소화되면 직접적인 수혜를 입습니다. 반면 소송에서 권리 변동 내역을 입증해야 하는 당사자로서는 원부의 정확성과 일관성이 높아지는 이점을 누립니다. 다만 이러한 이익은 공유 데이터 체계가 적용되기 전에 자체 원부 기록의 오류를 정비해 두어야만 실현될 수 있습니다.

전략적 시사점

실무 고려사항

향후 18개월간 직면할 실무적 리스크는 제도 변경 자체가 아닙니다. 기존 기업 내부의 권리 변동 기록이 불일치하는 상태에서 데이터 통합이 이루어질 때 이러한 결함이 외부로 노출된다는 점이 핵심 문제입니다. 개별 특허청 단계에서는 묵인되던 명의 불일치가 공통 시스템 도입 시 권리관계 대사(reconciliation)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로 비화할 수 있습니다.

  • 패밀리별 권리이전 등록 현황을 즉시 점검하십시오. 상업적으로 중요한 모든 특허 패밀리에 대해 유럽특허부, USPTO, JPO, KIPO의 등록원부상 권리자와 사내 IP 관리 시스템의 권리자를 대조해야 합니다. 누락된 등록, 명칭 표기 불일치, 미등록 이전 내역을 빠짐없이 선별하십시오. 이는 법무 운영(legal-ops) 업무에 해당하지만, 리스크 검토 및 지침 설정은 사내외 변리사나 변호사가 주도해야 합니다.
  • 양도 증서 원본 데이터를 사전에 정비하십시오. 계약서 템플릿의 양도인 및 양수인 법인명, 주소, 체결일을 표준화하여 전산 시스템이 판독할 수 있도록 구성하십시오. 비엔나 회의에서 산업계가 제시한 우선 과제(정보 재사용, 상호운용성)는 데이터 필드의 구조화를 전제로 하므로, 수기로 작성된 계약 문구는 공유 표준 서식에 연동되지 않습니다.
  • 진행 중인 권리이전을 2027년까지 미루지 마십시오. 각국 실체법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이번 분기에 유효한 권리이전 등록을 마쳐야 하는 계약 건이라면, 각국 특허청에 기존 절차대로 즉시 신청해야 합니다. 추진 중인 이니셔티브는 향후 거래를 대비한 제도 개선일 뿐, 현재 진행할 등록을 보류할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 심사 단계 출원서 작성은 각국 기준에 맞추어 유지하십시오. 행정적 AI 논의와 실체적 출원 실무를 분리해 접근해야 합니다. 청구항 및 명세서 작성은 각 특허청의 특허 적격성, 명확성, 보정 요건에 맞추어 개별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비엔나 회의 합의로 심사 기준이 완화된 것은 아닙니다.

향후 전망

향후 일정 중 두 가지 시점이 확정되어 있습니다. 공통 기술 솔루션은 2027년 6월 IP5 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며, JPO는 2027년 제45차 3극 특허청 회의를 주최합니다. 각국 특허청이 자체 이행 지침을 공표하기 전까지는 개별 국가의 권리이전 등록 요건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따라서 기존 방식대로 개별국 등록을 진행하면서 공통 서식 도입 추이를 모니터링하는 이원화 전략이 바람직합니다.

당장 이번 달에 확인해야 할 실무 과제가 있습니다. 사내 관리 대장에서 각 패밀리별로 권리이전이 등록된 특허청 명칭, 등록일, 등록번호가 명확히 관리되고 있는지 점검하십시오. 소수 패밀리에서라도 누락이 발견된다면, 2027년 6월 시스템 통합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발생하기 전에 향후 두 분기 동안 해당 기록을 최우선으로 정비해야 합니다.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