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중국이 통상 전문 변호사이자 외교관 출신인 천푸리(Chen Fuli) 박사를 중국 국가지식산권국(CNIPA) 당조 서기로 임명했습니다. 천푸리 신임 서기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사무차장으로 이동하는 션창위(Shen Changyu) 전 서기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게 됩니다. 이에 따라 국제무역 소송과 입법무를 두루 거친 전문 법조인이 CNIPA의 핵심 정책 수립 과정을 이끌게 되었습니다.
인사 배경 및 주요 경력
2026년 9월 10일, 중앙조직부는 천푸리 박사를 CNIPA 당조 서기로 임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WIPO 조정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WIPO 이사회로 자리를 옮긴 션창위 전 서기는 약 13년간 CNIPA를 이끌어 왔습니다.
천푸리 서기는 중국정법대학교에서 법학 학사, 암스테르담 대학교에서 법학 석사, 베이징 대학교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박사 학위 논문은 미중 간 세계무역기구(WTO) 지식재산권 분쟁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주요 경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 외교관 경력: 2009년 8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주미 중국대사관에서 지적재산권관(Attaché) 및 담당관으로 근무하며 위조·복제 방지 무역협정(AC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의 지적재산권 조항을 분석했습니다.
- 무역 분쟁 대응 역량: 상무부(MOFCOM) 조약법률사 사장(국장급)을 역임하며 미중 간 WTO 지식재산권 분쟁 사건(DS362)을 비롯한 굵직한 통상 이슈를 전담했습니다. 2010년에는 모노그래프 <미중 WTO 지식재산권 분쟁 연구>를 출간했으며, 2018년 미국의 301조 조사 대응 체계도 총괄했습니다.
- 입법부 경력: CNIPA 합류 전에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시스템에서 부부장급(차관급) 직책인 전인대 농업과농촌위원회 위원 및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전장(부사무총장)을 역임했습니다.
조직적 맥락 및 정책적 의미
중국 행정 체제에서 당조 서기는 행정기관 내 당조직을 이끌며 당 중앙의 정책 기조를 실현하는 최고 책임자이며, 국장은 행정 실무를 집행합니다. 션창위 서기 재임 시절처럼 두 직책을 한 인물이 겸임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분리 운용된 사례도 있습니다. 일례로 2018년 조직 개편 당시 리우쥔천(Liu Junchen)이 당조 서기 겸 부국장을 맡고 션창위가 국장을 맡은 바 있습니다.
천 서기의 이력은 기존의 기술 직렬이나 순수 내무 행정 중심의 당국자들과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는 통상 전문가나 의회 법률 고문이 특허청 수장으로 직행하는 해외 주요국의 고위급 인사 기조와 궤를 같이합니다. 양자 협상, 국경 간 기술이전, 통상 소송, 디지털 IP 등 신흥 분야를 두루 거친 그의 이력은 CNIPA가 특허 행정을 국가 경제 전략과 더욱 밀접하게 연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 및 실무에 미치는 영향
천푸리 서기의 취임으로 중국의 특허 정책은 국제무역, 기술이전 메커니즘, 글로벌 규제 표준과의 연계성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업 지식재산 부서와 특허 실무자들은 CNIPA의 특허심사 기준이 데이터, 인공지능, 국가 전략 기술 등 산업 정책 전반과 더욱 긴밀히 호응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합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해 있는 한국 및 아시아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실무적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 국경 간 기술 라이선싱 및 이전: 기술이전 법제와 국제 통상 마찰에 선통한 천 서기의 이력을 고려할 때, 다국적 기업은 중국 내 라이선스 계약과 합작법인(JV)의 IP 양도 조항이 중국의 행정 규제 및 기술 수출 관리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지 면밀히 점검해야 합니다.
- 표준필수특허(SEP) 및 고난도 분쟁 대응: CNIPA 복심및무효심판부가 관할하는 무효심판과 행정조정 절차에서도 글로벌 통상 역학에 대한 이해도가 적극 반영될 전망입니다. 중국 내 권리권자는 해외 병행 절차와의 공조를 염두에 두고, 현지 심리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단단한 증거 관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 특허고충 처리 및 정정 요건의 차이 점검: 한국 특허청(KIPO) 실무에서는 특허법 제136조에 따라 무효심판 청구 기간 중 특허청구범위의 정정이 일정 요건하에 허용되는 반면, CNIPA 무효심판 절차는 청구범위 보정에 엄격한 제한을 둡니다. 특히 선행기술 공격을 피하기 위해 명세서의 상세한 설명에만 기재된 새로운 구성요소를 청구범위에 추가하는 식의 보정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한국과 중국에 다국적 포트폴리오를 출원하는 실무자는 사후 행정적 정정에 의존하기보다, 최초 출원 시 중국 명세서 내에 다층적인 종속청구항과 백업 개시 내용을 미리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향후 전망
당면한 행정적 관심사는 천 서기가 CNIPA 국장직까지 겸임할지, 아니면 당조 서기와 행정 국장이 분리된 이원 지배구조가 유지될지 여부입니다. 이러한 조직 구조 개편과 별개로, CNIPA는 데이터 소유권과 인공지능 등 신기술 분야를 포섭하기 위한 심사·무효 가이드라인 개정 작업을 계속 추진할 것입니다.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특허 변호사와 기업 IP 담당자는 전략 기술 분야의 중국 유용한 실용신안 및 발명특허 계류 건을 긴급 점검해야 합니다. 초기 출원 단계에서 명세서에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기술 개시와 모듈식 종속청구항을 명확히 포함시켜, 사후 보정 절차에 의존하지 않고도 강화된 CNIPA 무효 심사를 견뎌낼 수 있는 강력한 우선권 근거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