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식재산 관리 솔루션 기업 아나쿠아(Anaqua)가 실시한 글로벌 반도체 특허 출원 조사에 따르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하드웨어가 융합된 분야의 특허 출원이 5년간 114% 증가하여 전체 반도체 분야의 성장률(78%)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집된 데이터는 주요 주체별로 명확히 갈리는 경쟁 전략을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집적회로(IC) 아키텍처 및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반면, 중국 정부 관련 기관들은 AI 추론 및 맞춤형 가속기 분야에서 다량의 특허를 출원하며 출원량을 주도하고 있다. 기업의 IP 담당자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광범위한 반도체 분류가 아닌 세부 기술 분야별 하드웨어 분류를 기준으로 자사 포트폴리오를 즉각 벤치마킹해야 한다.
2026년 9월 1일, 지식재산 관리 서비스 제공업체인 아나쿠아는 2026년 반도체 산업 특허 보고서: AI 및 혁신 동향(2026 Semiconductor Industry Patent Report: AI & Innovation Trends)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26년 5월부터 6월 사이에 특허 분석 플랫폼 AcclaimIP를 활용해 추출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되었으며, 최근 12개월간 출원된 17만 4,000여 건을 포함해 총 5개년 동안의 반도체 특허 출원 71만 3,755건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I와 반도체 기술을 결합한 특허 출원은 일반 반도체 특허 출원보다 거의 40%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분석 결과는 기업별 IP 포트폴리오의 뚜렷한 전략적 차이를 드러낸다.
AI 하드웨어 출원의 가속화는 범용 컴퓨팅에서 특화 가속기, 도메인 전용 집적회로(ASIC), 이종 메모리 패키징으로 기술 축이 이동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학습 및 추론 워크로드가 메모리 대역폭의 병목 현상과 발열 제약에 직면함에 따라, R&D 투자는 PIM, 아날로그 가중치 인코딩, HBM 적층과 같은 아키텍처 혁신으로 선회했다.
이번 데이터는 지정학적 역학 관계도 보여준다. 첨단 컴퓨팅 하드웨어에 대한 수출 규제 여파로 중국 국내 연구기관과 지역 스타트업들은 추론 및 그래픽 처리 분야에서 자국 내 특허 출원을 대량으로 늘렸다. 반면 엔비디아와 같이 입지를 다진 서구의 팹리스 선도 기업들은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종합 반도체 기업(IDM)이나 전통적인 시스템 벤더에 비해 하드웨어 특허 출원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난다.
아키텍처, 추론, HBM 분야로의 특허 출원 집중은 팹리스 설계업체, 메모리 공급업체, 파운드리의 실시 자유(FTO) 위험 지형을 직접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국내 메모리 및 로직 제조업체의 관점에서 볼 때, 삼성전자가 AI 아키텍처(1,194건) 및 HBM(107건)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기존 DRAM 제조 분야의 리더십을 고대역폭 인터페이스와 지능형 반도체 전반에 걸쳐 권리 행사가 가능한 특허 자산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했음을 보여준다. 메모리 인접 분야에서 활동하는 국내 출원인은 물리적 칩 상호 연결, 마이크로아키텍처 데이터 경로, 저전력 아날로그 회로를 권리범위로 하는 표준필수특허 및 구현 특허 청구항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 기관들이 주도하는 추론 분야의 막대한 출원량(5,387건)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하드웨어 청구항을 출원하거나 권리를 행사하려는 기업에게 촘촘한 방어적 특허 덤불(patent thicket)을 형성한다. 해외 특허권자는 한국 특허청(KIPO) 및 중국 국가지식산권국(CNIPA)의 심사 및 무효 심판 절차에서 중국 기관의 출원이 선행기술로 자주 인용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특허법 제47조 제2항에 따른 한국의 보정 실무는 보정 범위를 출원시 명세서에 직접적이고 명확하게 도출할 수 있는 사항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나, 심사관들은 아키텍처 청구항에 대해 외국 정부가 지원한 특허 공개 공보를 거절이유로 빈번히 인용하고 있다.
실무적 명세서 작성 및 포트폴리오 대응 전략: IP 출원 전담팀은 계류 중인 반도체 특허 출원을 점검하여 청구항이 알고리즘 표현에만 국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변리사는 레지스터 전송 로직, 다이 내 상호연결 토폴로지, 메모리 버스 라인 구조, 물리적 가중치 저장 메모리 셀(예: PIM 또는 상변화 메모리 구조)과 같은 구조적 하드웨어 한정사항을 명시적으로 기재하는 다층적 독립청구항을 작성해야 한다. 이는 특허 적격성(성립성) 심사를 통과함과 동시에 경쟁사 반도체 제품에 대해 명확한 문언 침해 입증 근거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구글 TPU, 마이크로소프트 마이아 칩과 같은 맞춤형 ASIC을 직접 설계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특허 분쟁은 기존 반도체 제조업체를 넘어 하이퍼스케일러의 서버 인프라 및 맞춤형 실리콘 공급망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실무자들은 하이브리드 아날로그-디지털 회로 및 첨단 패키징 인터페이스 분야에서 향후 이뤄질 특허 등록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당장 기업 IP 담당자들은 자사의 추론 및 메모리 인터페이스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타깃형 공백지 분석(whitespace analysis)을 실시해야 한다. 엣지 AI나 데이터센터 가속기를 설계하는 기업은 테이프아웃(tape-out) 전, 중국 정부 기관 및 지역 팹리스 스타트업이 공개한 포트폴리오를 대상으로 FTO 분석을 진행하고, 경쟁사의 유효 청구항을 실제 물리적 다이 레이아웃 및 패키징 상호연결 규격과 대조·매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