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2026년 7월 31일, 뮌헨 지방법원(Landgericht München I)은 미국 기업인 Suno Inc.가 라이선스 없이 6개 보호 대상 저작물로 AI 음악 생성기를 학습시키고 이를 출력물로 복제함으로써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판시했습니다. 제42민사부는 독일 내 서버에 호스팅된 모델 가중치에 해당 음악들이 암기되어 있다고 판단하여 Suno의 공정이용 및 텍스트·데이터 마이닝 항변을 배척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EU 법상 권리자의 거부권(opt-out) 행사가 TDM 예외 적용을 소멸시키며, 학습 단계뿐만 아니라 모델이 독일 내에서 출력물을 생성할 때도 복제가 발생함을 확인해 줍니다.
사건의 경과
독일 저작권관리단체인 GEMA는 2025년 1월 부작위, 정보공개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사건 번호: 42 O 763/25)을 제기했습니다. Elke Schwager 판사가 재판장을 맡은 재판부는 2026년 3월 심리를 진행하고 판결 선고를 6월 12일에서 7월 31일로 연기했습니다. 법원은 Suno에 대해 6개 저작물의 무단 복제 중단, 모델 학습을 위한 해당 저작물 이용 중단, 침해와 관련된 매출 공개, 및 향후 산정될 손해배상금 지급을 명령했습니다. 본 판결은 아직 집행력이 부여되지 않았습니다.
6개 저작물은 ‘Daddy Cool’(Frank Farian), ‘Rasputin’(Farian, Fred Jay, George Reyam), ‘Forever Young’ 및 ‘Big in Japan’(Marian Gold, Bernhard Lloyd, Frank Mertens), ‘Atemlos’(Kristina Bach), 그리고 ‘Mambo No. 5’(David Lubega, Christian Pletschacher)입니다. GEMA는 Suno에 프롬프트를 입력했을 때 해당 저작물의 멜로디, 화성, 리듬과 일치하는 음원이 생성됨을 입증했습니다. 법원은 양자 간의 유사성이偶然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고 구체적이며, 해당 저작물들이 독일 내 서버에 저장된 Suno의 v3.5 및 v4 모델 내에 재현 가능한 형태로 포함되어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법원은 Suno가 YouTube에서 저작물을 추출하기 위해 '스트림 리핑(stream-ripping)' 기술을 사용하여 '롤링 사이퍼(rolling cipher)'라는 기술적 보호조치를 회피했다고 판시했습니다. 법원은 미국에서 이루어진 학습 활동과 독일 내 모델에서의 복제 및 공중송신 모두에 대해 독일 저작권법상 복제권 침해를 인정했습니다. 법원은 독일 저작권집행단체법(VGG)의 특칙을 적용하여 미국의 학습 행위에 대해서도 관할권을 인정했습니다.
배경 및 논점
Suno는 해당 저작물들이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며, 학습 행위는 미국의 공정이용에 해당하고, 자사 모델은 복제물이 아닌 수학적 패턴만을 저장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U 법과 관련해서는 EU 저작권 지침상의 텍스트 및 데이터 마이닝 예외 규정을 인용했습니다. 그러나 GEMA는 해당 지침의 거부권(opt-out) 메커니즘을 행사하여 자신의 관리 저작물군(repertoire)을 TDM 이용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한 상태였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옵트아웃으로 인해 예외 규정이 소멸되었으므로 Suno가 독일 법상 방어권을 상실했다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법원은 모델 가중치에 대한 Suno의 주장을 배척하고, 암기(memorisation)란 저작물이 실질적으로 저장되어 추출될 수 있음을 의미하므로 모델 자체를 복제의 수단으로 판단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라이선스 없는 가사에 대해 내려진 2025년 OpenAI 상대 판결에 이어 GEMA가 AI 저작권 소송에서 거둔 두 번째 승소입니다. GEMA의 CEO인 Tobias Holzmüller 박사는 "절도한 지식재산 위에 구축된 AI 모델은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며 서비스 제공자가 라이선스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Suno 측은 이번 판결이 "Suno의 기술 작동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에 기반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항소를 검토 중입니다.
시사점
이번 판결은 EU의 책임 책정 경로를 미국의 공정이용 분석과 분리합니다. 미국에서 Suno가 Universal Music Group 및 Sony Music과 진행 중인 소송(Warner Music Group은 2025년 11월 합의)은 학습의 변형적 이용(transformative use) 여부에 집중될 것입니다. 반면 독일에서의 쟁점은 권리자가 TDM 옵트아웃을 행사했는지, 그리고 모델이 보호 대상을 암기했는지 여부로 더 엄격합니다. IP 권리자 입장에서 실무적인 시사점은 옵트아웃이 단순한 요식이 아니라, EU 내에서 책임 소재 판가름을 결정지을 수 있는 관할권상의 핵심 전환 장치라는 점입니다.
AI 학습 파이프라인을 운영하거나 유럽에서 생성형 모델을 배포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이번 판결은 구체적인 경고를 던집니다. 한국의 AI 개발사가 음악, 이미지, 텍스트 등 보호 대상 콘텐츠를 수집·섭취한 뒤 EU 내에 호스팅된 서버에 모델을 배포하는 경우, 학습이 다른 지역에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리스크에 노출됩니다. VGG의 관할권 조항으로 인해 모델을 독일에서 접근할 수만 있다면 저작권관리단체나 권리자는 EU 외 지역에서 발생한 복제 행위에 대해서도 독일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권리자 입장인 한국 출원인에게는 이러한 낮은 관할권 문턱이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AI 개발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소송 리스크로 관리해야 합니다.
즉각적인 대응 조치로서, 타인의 데이터를 활용해 생성형 모델을 학습시키는 기업은 EU 배포 전에 보호 대상 저작물의 암기 여부를 점검하는 기술 감사(technical audit)를 실시해야 합니다. 모델이 학습 데이터의 식별 가능한 일부를 재현해낼 수 있다면, 독일에서 복제권 침해 주장이 인정될 리스크가 매우 높습니다. 반면 권리자 측 대응책은 EU DSM 지침 제4조에 따라 기계 읽기가 가능한 공식 옵트아웃을 등록하고, 상업용 AI 서비스의 출력물을 모니터링하여 암기의 증거를 수집하는 것입니다. 가사, 스타일, 제목을 이용해 프롬프트를 입력한 GEMA의 방식은 증거 수집의 모범 사례를 제공합니다.
한국 실무상 특허법 제47조 제2항의 신규사항 추가 금지 규정이 이와 직접적으로 상응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스템에 입력된 내용과 출력되는 결과물에 대한 기술적 기록이 법적 책임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절차적 교훈은 동일합니다. 글로벌 IP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한국 기업은 EU 옵트아웃 등록을 우선권 서류 제출과 마찬가지로 엄격하게 다루어야 하며, 이를 소홀히 할 경우 소송 시작 전부터 법적 지위를 상실할 수 있습니다.
향후 전망
Suno는 항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판결은 항소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집행력이 정지되며, 손해배상 액수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UMG v. Suno 사건은 향후 수개월 내에 구두 변론이 예정되어 있으며, 전혀 다른 법적 기준에 따라 공정이용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미국 법원에서 공정이용이 인정되더라도 뮌헨 법원의 판결이 뒤집히지는 않지만, 법적 판단의 분열이 발생함에 따라 AI 기업들은 관할권별 맞춤형 준법(compliance)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됩니다.
2026년 8월부터 적용되는 EU AI 법(EU AI Act)은 저작권 침해 책임 외에 추가적인 규제 의무를 부과할 예정입니다. 뮌헨 법원의 판결은 규제 당국이 학습 데이터의 투명성을 요구할 수 있는 사법적 근거를 제공합니다. 한편, EU에서 생성형 AI를 배포하는 기업들은 학습 데이터셋과 모델 버전을 관할권별로 분리해야 합니다. 라이선스를 취득하지 않은 데이터로 학습된 모델을 즉시 교체할 수 없다면, 법무 및 기술 팀은 침해 중지 요구(cease-and-desist) 경고장을 받기 전에 정보 공개 및 라이선스 협상 입장을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EU 시장에 AI 제품을 출시하는 한국 대기업들은 항소가 진행되는 동안 비공개 암기 감사를 실시하여 법적 프레임워크가 더욱 강화되기 전에 리스크 수준을 정량화해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출처